원화 스테이블코인 합종연횡 가속, 美 재무부 이란 거래소 4곳 제재…규제·자본 재편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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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권과 IT 업계가 원화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합종연횡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금융지주는 토스와 손잡고 KB국민은행이 발행을, 토스가 유통을 맡는 구조를 물밑에서 추진 중이며, 빗썸이 우호 세력으로 거론된다. KB금융은 지난 1일 신한·IBK기업·iM뱅크·부산·경남·광주·전북은행과 간담회를 열고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당초 검토된 업무협약 체결은 보류한 채 논의 폭을 넓혔다. 관련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황에서도 제도화 이후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사전 포석으로 해석된다.

다른 금융그룹들도 파트너 확보전에 뛰어들었다. 신한금융은 KB 주도 간담회 참여와 별개로 삼성금융과의 협업을 지속 모색 중이며, 우리금융과 NH농협금융은 카카오의 제안을 받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단계로 전해졌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페이 중심의 자체 구상에서 은행 주도 발행 구조로 방향을 틀고 있다. 앞서 하나금융은 지난달 15일 네이버와 합병을 앞둔 두나무 지분 1조원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발행–유통–사용–환류로 이어지는 생태계 청사진을 제시했고, 이 거래가 경쟁사 연합 재편을 자극한 핵심 트리거로 평가된다. 다만 한국은행의 예금토큰 사업 ‘프로젝트 한강’이 변수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란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노비텍스를 비롯해 월렉스·비트핀·람지넥스 등 4곳을 ‘경제 분노(Economic Fury)’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재 명단에 올렸다. 노비텍스는 2025년 이란으로 유입된 디지털 자산의 절반 이상을 처리한 것으로 파악됐고, 이란 혁명수비대(IRGC) 연계 거래와 랜섬웨어 지갑 결제를 중개한 정황이 드러났다. 재무부는 노비텍스가 이란 중앙은행에 수억 달러 규모의 스테이블코인 접근권을 제공해 리알화 방어를 지원했다고 지적했다. 공동 창립자와 전현직 CEO 4명도 함께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가상자산을 단순 투자자산이 아닌 국가 간 자금 이동의 핵심 인프라로 규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2025년 이란 가상자산 시장 규모는 약 78억 달러, 원화로 11조 5,000억원에 달한다. 달러 기반 결제망에서 차단된 이란 기업과 개인이 우회 수단으로 디지털 자산을 활용해온 구조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란 경제가 자유낙하 중인데도 정권은 제재 회피와 자금 유출을 위해 디지털 자산 기술을 흡수해왔다”며 자금 흐름을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최근 압류한 이란 관련 가상자산 규모는 약 5억 달러로 집계됐다.

제재 파장은 글로벌 대형 거래소로도 확산되고 있다. 미 상원의원 리처드 블루멘털은 바이낸스가 약 17억 달러 규모의 이란 관련 거래에서 제재 위반 정황을 방치했을 가능성을 제기했고, 바이낸스는 “관련 법규 위반 증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KYC/AML 준수 수위와 국가 리스크 노출도가 거래소 선택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한편 코인베이스는 프로셰어스의 IQMM 머니마켓 ETF에 투자해 미국 GENIUS 법에 따른 스테이블코인 준비자산 운용 시장에 진입했다. 해당 ETF는 93일 이하 단기 미 국채와 현금성 자산만 편입하며 USDC 발행사 서클의 인프라 파트너인 코인베이스의 사업 확장과 직결된다.
자원개발사 벤턴 리소스는 광물 투자자 에릭 스프로트의 참여 속에 200만 달러 규모 비중개 사모 유증을 마무리하며 천연수소·헬륨 사업 확장에 속도를 냈다. 회사는 주당 0.07달러에 2,857만여 유닛을 발행했고, 거래 종료 후 스프로트의 지분율은 비희석 기준 19.7%, 완전 희석 기준 27.6%까지 확대됐다. 자금은 메탈스 크릭 리소스와 50:50으로 진행 중인 뉴펀들랜드 ‘스모킹 건’ 프로젝트 등 천연수소·헬륨 탐사에 투입된다. 광구는 기존 242클레임에서 654클레임으로 두 배 이상 확대됐으며, 과거 시추공에서 최대 8,900ppb 헬륨 농도가 확인됐다. 별도로 146만 8,000달러 규모 플로스루 자금도 병행 조달됐다.
이번 24시간 동안 시장을 관통하는 흐름은 ‘제도화 전쟁’이다. 한국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입법을 앞두고 은행–플랫폼–거래소 간 컨소시엄이 재편되고 있고, 미국은 GENIUS 법으로 준비자산 시장을 열면서 동시에 OFAC 제재로 우회 경로를 차단하는 이중 전략을 가동 중이다.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이 더 이상 변두리 결제 수단이 아닌 지정학적 자금 흐름의 핵심 통로로 자리잡으면서, DeFi와 거래소 인프라 모두 규제 압력에 직접 노출되고 있다. 알트코인 시장이 펀더멘털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향후 사이클의 승부는 규제 준수 역량과 제도권 자본 연결고리를 누가 먼저 확보하느냐에 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