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충격에 일본 식탁 위기, 코스피 8,788 신고가·블랙록 ETF 1.6조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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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지정학적 충격이 단순한 원유 가격 변수에 그치지 않고 일본 소비자들의 식탁까지 흔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5분의 1이 묶이면서 일본 내 나프타 재고가 올해 들어 25% 급감했고, 이로 인해 수입 바나나 숙성에 필수적인 에틸렌 가스가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일본바나나수입협회 측은 현재의 나프타 부족이 지난 50년 만에 최악의 수준이라고 진단했으며, 일부 후숙 전문 기업의 에틸렌 조달 비용은 평소의 10배 가까이 폭등한 것으로 파악된다. 도쿄 시내 바나나 소매 가격은 2022년 대비 이미 30% 이상 상승했고, 칼비 등 제과업체는 포장 인쇄를 흑백으로 전환하는 고육책까지 동원하고 있다. 가상자산과 첨단 반도체 밸류체인에 가려져 있던 에너지 안보의 기초체력 문제가 적나라하게 노출된 셈이다.

스포츠파이 영역에서는 칠리즈(Chiliz)가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스코틀랜드 국가대표 축구팀의 공식 팬 토큰을 새로 출시했다. 본선 참가국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되는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기존 아르헨티나·포르투갈·이탈리아 중심의 라인업에 아프리카 강호와 유럽 전통 강호가 추가됐다. 칠리즈는 PSG, FC 바르셀로나, 아스날, 인터밀란 등 전 세계 70개 이상의 클럽과 협력 중이며, 보유자는 소시오스닷컴 앱을 통해 친선경기 응원 문구 선정과 선수단 버스 래핑 디자인 등에 대한 온체인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번 행보는 단순한 알트코인 발행을 넘어 글로벌 팬덤 기반 웹3 생태계를 대륙 단위로 확장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국 실물 경제 측면에서는 반도체 수출이 사상 최고 흐름을 이어가며 무역수지 개선을 견인하고 있다. 한국의 월간 수출액은 3월부터 매달 800억 달러대를 유지했고, 5월에는 877억 5,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 비중은 42.3%까지 확대됐고, 하루 평균 수출액도 사상 처음 40억 달러를 돌파했다.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무역수지 흑자는 1,000억 달러를 넘어서며 2017년 종전 최고 기록을 웃돌았다. 특히 5월 대중국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80% 급증한 가운데,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 증가율도 16.4%로 집계돼 수출 저변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하반기 중동발 고유가는 여전히 가장 큰 변수로 남아 있다.
인공지능 인프라 영역에서는 엔비디아가 데이터센터 학습 칩 시장을 넘어 개인용 컴퓨터 추론 시장으로 전선을 확대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대만 미디어텍과 합작한 차세대 AI PC 칩 'RTX 스파크'가 공개되면서, 시가총액 5조 달러를 견인했던 데이터센터 중심의 AI 랠리가 온디바이스 추론 영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부각됐다. 업계는 그 배경으로 클라우드 전송 없는 완벽한 데이터 보안, 천문학적인 서버 운영 비용 분산, 그리고 네트워크 지연 시간 없는 실시간 실행을 꼽는다. 연간 2,00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PC 프로세서 시장은 인텔·AMD·퀄컴이 선점하고 있지만, 엔비디아는 쿠다(CUDA) 개발자 생태계를 무기로 한 후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제품 공개 직후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5% 급등했다.

이러한 인공지능 모멘텀은 국내 증시에도 직접 반영됐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12.23포인트, 3.68% 오른 8,788.38에 마감해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고, 장중 한때 8,874.16까지 치솟으며 9,000선까지 211포인트 남겨뒀다. 상승 속도가 워낙 빨라 매수 사이드카까지 발동됐다. 삼성전자는 10.09% 급등해 시가총액 2,000조 원을 처음으로 돌파했고, SK하이닉스는 장중 239만 8,000원까지 올라 역대 최고가를 다시 썼다. 네이버는 16.03%, LG전자는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 역시 사상 처음 7,000조 원을 넘어섰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 협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한꺼번에 강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전력 인프라 종목인 가온전선은 구글 AI 데이터센터향 대형 공급 기대를 타고 강세를 나타냈다. LS전선 자회사인 가온전선이 구글 AI 데이터센터에 핵심 전력 시스템인 버스덕트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시장에서는 계약 규모를 약 1조 2,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한다. 같은 날 대한전선은 전남 해남 태양광 발전사업에 투입되는 154킬로볼트급 초고압 전력망 구축 프로젝트를 약 500억 원에 풀 턴키 방식으로 수주했다. AI 데이터센터 증설이 전력 수요 확대를 부르고, 다시 전력망·케이블 투자로 이어지는 구조다. 블록체인 인프라와 마찬가지로 AI 인프라 역시 결국 물리적 전력망 위에서만 작동한다는 사실이 시장에서 재확인된 것이다.
이번 주 가상자산 시장 자체에서도 굵직한 신호가 잇따랐다. 블랙록의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 지난 한 주간 약 12억 1,000만 달러, 한화 약 1조 6,000억 원의 기관 자금이 빠져나갔으며, 간판 펀드 IBIT에서만 10억 4,000만 달러의 순인출이 집중됐다. 5월 27일 하루 5억 2,780만 달러는 IBIT 출시 이후 두 번째로 큰 일일 유출 규모다. 동시에 6월 1일부터 7일까지 한 주간 약 2억 9,300만 달러 규모의 토큰 락업 해제가 예정돼 있으며, 캡엑스 AI(CAPX)는 시가총액 대비 31.8%에 달하는 유통량 확대를 앞두고 있다. 한편 서클은 핀테크 결제 기업 니움과 손잡고 USDC 기반 글로벌 송금망을 인도네시아 중심으로 확장 중이고, 코빗은 휴대폰 번호만으로 가상자산을 송금하는 '연락처로 보내기' 서비스를 출시하며 비트코인 등 자산의 사용자 경험을 전통 금융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이번 주 시장을 관통하는 가장 굵은 흐름은 거시 변수의 양극화다. 한쪽에서는 호르무즈 봉쇄와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일본 식탁 물가를 흔들고 기관 자금을 안전자산으로 회군시키는 동력으로 작용해 블랙록 ETF의 1.6조 원 유출이라는 베어마켓 신호를 만들어냈다. 다른 한쪽에서는 한국 반도체 수출 신고가, 코스피 8,788 마감, 엔비디아 RTX 스파크 공개, 가온전선의 구글 수주가 인공지능 인프라 사이클의 견고함을 입증했다. 결국 위험자산 시장은 단일 방향이 아니라, 거시 충격과 AI 자본지출이라는 두 축 사이에서 자본이 빠르게 재배치되는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