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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고래’ 마이크 세일러의 투자 엔진 고장 났나… 흔들리는 세 바퀴 -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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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비트코인 최대 보유기업인 스트래티지(Strategy Inc.,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무한 매입’ 공식에 경고등이 켜졌다. 자금을 조달해 비트코인을 사들인 뒤 절대 팔지 않겠다는 단순한 베팅이 시장 침체기를 맞아 복잡한 고차방정식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현재 스트래티지가 만족시켜야 하는 투자자 그룹은 크게 세 부류다. 비트코인 투자자, 레버리지 효과를 노리는 보통주(주식) 트레이더, 그리고 현금 배당을 요구하는 우선주(STRC) 주주들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상승하고 자금 조달이 원활했던 호황기에는 이 세 톱니바퀴가 완벽하게 맞물려 돌아갔다.
블룸버그는 4일(현지시각) 시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세 집단 모두가 동시에 압박을 받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진단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4개월 만에 최저치 수준으로 급락한 가운데, 스트래티지의 주가 역시 지난해 고점 대비 약 70% 폭락했다. 설상가상으로 추가 비트코인 매입을 위한 핵심 자금줄이었던 우선주 ‘STRC’ 마저 액면가 밑으로 떨어지며 신규 자본 조달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시장 안팎의 우려는 이번 주 스트래티지가 약 250만 달러(약 32BTC) 상당의 비트코인을 매각했다고 공시하면서 본격화됐다. 전체 보유 자산(약 540억 달러)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시장에 주는 심리적 충격은 상당하다. 이는 2022년 말 이후 회사의 첫 비트코인 매각으로, 그동안 마이크 세일러 의장이 공언해 온 ‘비트코인 영구 보유’ 약속이 깨졌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보통주·우선주 주주 간 ‘이해 상충’ 딜레마 직면
이제 시장의 관심은 단순히 비트코인 가격의 향방에만 쏠려있지 않다. 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 자산 가치를 방어하면서 주가를 지탱하는 동시에, 우선주 투자자들의 신뢰까지 유지할 수 있느냐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디지털 자산 운용사 DACM의 창립자 리처드 갈빈은 “세 집단 모두를 보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국면”이라며 “결국 다른 집단을 살리기 위해 어느 한쪽이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한쪽을 살리기 위한 조치가 다른 쪽에는 치명타가 되는 ‘삼체문제’ 형태의 딜레마에 빠졌다는 점이다.
현금을 마련해 우선주 배당금을 지급하려면 비트코인을 팔아야 하지만, 이는 회사의 근간인 ‘비트코인 축적’ 내러티브를 무너뜨린다. 반대로 추가 주식(보통주)을 발행해 비트코인을 사들이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희석된다. 재무 건전성을 확보해 채권자와 우선주 주주를 안심시키려 하면, 공격적인 비트코인 매입을 기대하는 보통주 투자자들의 이탈을 부르게 된다.
자금줄 ‘우선주 펀딩’도 삐걱… 매도 압박 커지나
스트래티지는 지난 2025년 7월 공매도 세력인 짐 채노스 등이 주식 발행을 통한 비트코인 매입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자, 돌파구로 우선주(STRC)를 도입했다. 연 11.50%의 높은 현금 배당을 월 단위로 지급하되 투자자가 임의로 상환 청구를 할 수 없도록 해 재무 유연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였다.
이 같은 조치로 주식 발행 의존도는 낮췄지만, 또 다른 아킬레스건이 생겼다. 시장이 위축될수록 매달 돌아오는 막대한 현금 배당 의무(연간 약 17억달러 규모)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웨이브 디지털 에셋의 국제 포트폴리오 책임자 라지브 사우니는 STRC의 액면가 하회 현상을 심각한 경고 신호로 해석했다. STRC는 주가가 액면가(100달러) 부근을 유지하도록 설계된 규칙 기반 프레임워크를 갖고 있다. 현재처럼 주가가 95달러 선으로 떨어지면 규정상 배당률을 최소 50bp(1bp=0.01%p) 인상해야 한다.
사우니 책임자는 “세일러 의장은 진퇴양난에 빠졌다”며 “액면가 방어를 위해 배당률을 올리면 배당 부담이 가중되고 시장에 위기 신호를 보내는 꼴이 되며, 그렇다고 배당률을 동결하면 주가가 계속 하락해 자금 조달 창구 자체가 망가지게 된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전문 자산운용사 투프라임의 최고경영자(CEO) 알렉산더 블룸도 “세일러가 이카루스처럼 ‘태양에 너무 가까이 날아오른 것’ 같다”며 플라이휠(성장 선순환) 효과가 역회전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시장이 비트코인 매입을 호재로 인식하고 주가가 올라 다시 매입 자금을 조달하던 황금기가 끝나고, ‘비트코인 하락→주가 폭락→우선주 가치 절하’의 악순환이 시작됐다는 설명이다.
블룸 CEO는 “여전히 세일러의 전략을 칭송하는 맹목적인 추종자들이 존재하지만, 시장 전체는 이미 회의론으로 기울었다”며 “당장 비트코인을 강제 매도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더라도, STRC 배당금 재원 마련을 위해 조만간 추가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리스크”라고 덧붙였다.
“탈출구 마다 고통 수반”… 깨진 무한 보유 환상
자산운용사 아르카(Arca)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제프 도먼은 결국 누가 손실을 흡수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봤다. 그는 스트래티지가 보유한 현금 버퍼가 바닥나기까지 6개월도 채 남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하며,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지 않는 한 모든 이해관계자를 보호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극단적인 선택지는 우선주 배당 지급을 중단해 현금을 보존하는 것이지만, 이는 향후 자본시장으로부터의 퇴출을 감수해야 하는 대가가 따른다.
반면 긍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스트래티지의 증권 판매 주관사 중 하나인 스톤엑스(StoneX)는 보고서를 통해 “이번 32BTC 매각은 회사가 전체 보유량에 타격을 주지 않으면서도 유동성 의무를 충족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여전히 STRC와 소규모 주식 발행을 통해 비트코인 순매수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나 이번 소액 매각이 남긴 파장은 결코 가볍지 않다. ‘절대 팔지 않겠다’던 기업이 자산을 매각했고, 액면가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우선주는 깨졌으며, 비트코인 레버리지로 여겨지던 주가는 비트코인보다 더 빠르게 추락하고 있다.
명정선 기자는 블록미디어의 공동 창업자이자 데이터 기반 콘텐츠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2008년 뉴스토마토에서 금융·경제부 기자로 입문하여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등 주요 정책 당국과 자산운용 시장을 취재하며 전통 금융에 대한 전문성을 쌓았습니다. 2018년 블록미디어를 공동 창업하며 국내 최초로 코인 시황 및 교육 콘텐츠를 기획, 크립토 미디어의 대중화를 이끌었습니다. 2025년부터는 데이터분석 준전문가(ADsP) 및 SQL 역량을 바탕으로 온체인 데이터를 정형화된 금융 콘텐츠로 변환하는 '데이터 리터러시 강화'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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