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a 블록미디어 (Blockmedia) · 블록미디어 편집부 작성
“잘나갈 때 조심해라”… 비트코인 ETF ‘인기 버블’ 뒤에 숨은 잔인한 부메랑
BTC/USDT
$31,948,752,668.75
$64,494.92 / $62,205.00
차이: $2,289.92 (3.68%)
+0.0021%
롱 지불

[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지난 2년 반 동안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투자자들의 선택지는 넓어졌지만, ‘다다익선’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우후죽순 늘어난 신생 펀드들이 높은 수수료를 요구하는 데다, 시장의 선택을 받지 못한 비주류 펀드들이 잇따라 문을 닫을 위험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4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팩트셋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규제당국이 지난 2024년 1월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이후,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총 130개의 관련 펀드를 출시하며 수백억 달러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현재도 많은 운용사들은 155개의 디지털 자산 ETF 출시를 추가로 대기시켜 둔 상태다.
문제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블랙록,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등 대형 운용사들이 내놓은 ‘초저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상품에만 쏠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후발 주자들이 선보인 신생 상품이나 알트코인 테마 펀드들은 자금 유입이 멈춰 손익분기점조차 맞추지 못하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현재 출시된 가상자산 ETF 중 최대 3분의 1이 2년 내에 강제 청산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블랙록·피델리티가 72% 독식… 비싼 수수료 고집하다 유출액만 40조
가상자산 ETF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트코인 현물 ETF만해도 블랙록과 피델리티가 독식하는 구조다. 블랙록은 약 60%, 피델리티는 약 13%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 두 공룡이 내놓은 상품(IBIT, FBTC)의 연간 수수료는 약 0.25% 수준으로, 경쟁사들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통의 강자였던 그레이스케일(GBTC)마저 직격탄을 맞았다. GBTC는 현물 ETF 전환 이후에도 경쟁사보다 6배나 비싼 연 1.5%의 수수료를 고집하다가, 2024년 1월 이후 무려 263억 달러(약 40조 2,390억 원)에 달하는 자금 유출을 겪으며 몰락했다.
현재 미국 일반 ETF의 평균 운용 자산이 300억 달러 수준인 반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ETF의 평균 운용 자산은 약 800억 달러에 육박한다. 그러나 이는 상위권 착시일 뿐, 대다수 알트코인 ETF는 생존 기준선에 한참 못 미친다.
모닝스타의 대니얼 소티로프 수석 연구원은 “ETF 상품이 독자적으로 생존하려면 최소 2500만 달러(약 382억 원)에서 1억 달러(약 1530억 원)의 자산을 확보해야 한다”면서도 “최근 출시된 가상자산 ETF 중 상당수가 이 기준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수석 ETF 분석가는 “일반적으로 전체 ETF의 4분의 1 정도가 청산되지만, 가상자산처럼 일시에 펀드가 쏟아진 시장에서는 향후 2년 내에 전체의 30%~35%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펀드 강제 청산되면… 세금 폭탄에 ‘깜깜이 비용’까지 이중고
ETF가 폐쇄되면 투자자의 돈은 어떻게 될까. 투자자의 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운용사가 보유 자산을 모두 매각해 현금으로 돌려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자산 배분 왜곡과 재무적 손실을 입게 된다.
가장 큰 문제는 세금이다. 펀드가 강제 청산되면 원치 않는 시점에 자산 매각 대금이 현금화되면서 해당 연도의 자본이득세가 강제로 발생할 수 있다. 또 청산된 돈으로 다른 대체 펀드를 급하게 매수하는 과정에서 더 비싼 가격에 진입하거나 거래 비용을 이중으로 지출해야 하는 리스크도 존재한다.
엘리자베스 카슈너 팩트셋 글로벌 펀드 분석 총괄은 “성능이 똑같아 보이는 가상자산 ETF라면 운용 효율성과 숨은 거래 비용을 반드시 꼼꼼히 따져야 한다”며 “수수료가 낮고 거래 대금이 많아 스프레드가 좁은 상품을 골라야 청산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명정선 기자는 블록미디어의 공동 창업자이자 데이터 기반 콘텐츠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2008년 뉴스토마토에서 금융·경제부 기자로 입문하여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등 주요 정책 당국과 자산운용 시장을 취재하며 전통 금융에 대한 전문성을 쌓았습니다. 2018년 블록미디어를 공동 창업하며 국내 최초로 코인 시황 및 교육 콘텐츠를 기획, 크립토 미디어의 대중화를 이끌었습니다. 2025년부터는 데이터분석 준전문가(ADsP) 및 SQL 역량을 바탕으로 온체인 데이터를 정형화된 금융 콘텐츠로 변환하는 '데이터 리터러시 강화'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