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a 블록미디어 (Blockmedia) · 블록미디어 편집부 작성
월가가 다시 크립토 인재 찾는다…조건은 ‘전통 금융 경험’
[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월가 대형 금융사들이 디지털자산 인재 확보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과거처럼 ‘크립토 네이티브’ 인재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전통 금융 경험과 암호화폐 이해도를 동시에 갖춘 이른바 ‘하이브리드형 인재’ 확보가 새로운 채용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7일(현지시각) 블룸버그 등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JP모건과 블랙록 등 대형 금융사들은 최근 디지털자산 관련 채용 공고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가 구조조정과 인력 감축에 나서는 상황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디지털자산 규제 기조가 완화되면서 월가의 사업 확장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크립토만으론 부족”…월가가 원하는 인재상 달라졌다
현재 월가 금융사들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암호화폐 전문성보다 ‘전통 금융 시스템 이해도’다. 단순 블록체인 개발 경험이나 비트코인 거래 경험만으로는 채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폴 프시빌스키 JP모건자산운용 디지털·토큰화자산 글로벌 상품총괄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핵심은 도메인 중첩(domain overlap)”이라며 “거버넌스와 내부통제, 운영 프로세스, 고객 기대 수준까지 이해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JP모건은 올해 디지털자산 전담 조직을 신설했으며 2026년 중 두 개의 토큰화 상품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채용은 엔지니어링과 상품 개발 직군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내부통제와 금융 규제 이해도를 중요한 평가 요소로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디지털자산 금융범죄 대응 프로그램 담당 임원을 채용 중이며 기본 연봉은 최대 26만5000달러 수준이다. 블랙록 역시 디지털자산 디렉터 채용에 나섰으며 보상 규모는 보너스를 제외하고 최대 27만달러에 달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피델리티 등도 디지털자산 플랫폼 엔지니어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코인 업계는 감원…기관은 인프라 투자 확대
월가가 공격적으로 채용을 늘리는 반면 암호화폐 업계 내부 분위기는 여전히 냉각돼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이어진 시장 조정으로 다수의 기업들이 경영 압박을 받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대규모 감원에 들어갔다.
코인베이스 역시 최근 인력 감축을 단행했다. 해고 대상자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충격과 허탈감을 드러냈으며 일부 직원은 “모든 것을 바쳤는데 믿기 어렵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반면 대형 금융사들은 디지털자산 인프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마크 모나코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 결제솔루션 총괄은 “올해 결제 기술에 1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며 “디지털자산 인프라와 역량 확대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월가가 암호화폐를 단기 투기 시장이 아닌 차세대 금융 인프라로 보기 시작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비트코인 현물 ETF와 토큰화 머니마켓펀드, 블록체인 기반 결제 플랫폼 등이 기관 중심 사업 영역으로 빠르게 편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관형 크립토 시대”…채용 시장도 재편
업계에서는 올해를 기점으로 암호화폐 채용 시장의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샘 웰라리지 워크인크립토글로벌 창립자는 “시장은 이제 ‘크립토 우선’ 채용 모델에서 ‘기관 중심·크립토 확장형’ 모델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블록체인협회 자료에 따르면 암호화폐 업계 채용 공고는 지난해 11월 대비 약 25% 감소했다. 현재 등록된 관련 채용 규모는 약 2200건으로 2022년 강세장 당시 5000건 이상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댄 스풀러 블록체인협회 산업정책 부문 수석부회장은 “2026년 시장의 핵심은 ETF와 토큰화, 수탁 서비스, 컴플라이언스, 시장 인프라 중심의 기관 투자 확대”라고 평가했다.
월가 내부에서는 결국 금융 시스템 이해도가 디지털자산 시장에서도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마르 파룩 JP모건 결제사업 글로벌 공동대표는 “은행원에게 블록체인을 가르치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 반대는 항상 쉽지 않다”고 말했다.

명정선 기자는 블록미디어의 공동 창업자이자 데이터 기반 콘텐츠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2008년 뉴스토마토에서 금융·경제부 기자로 입문하여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등 주요 정책 당국과 자산운용 시장을 취재하며 전통 금융에 대한 전문성을 쌓았습니다. 2018년 블록미디어를 공동 창업하며 국내 최초로 코인 시황 및 교육 콘텐츠를 기획, 크립토 미디어의 대중화를 이끌었습니다. 2025년부터는 데이터분석 준전문가(ADsP) 및 SQL 역량을 바탕으로 온체인 데이터를 정형화된 금융 콘텐츠로 변환하는 '데이터 리터러시 강화'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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