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a 블록미디어 (Blockmedia) · 블록미디어 편집부 작성
[블미뷰] 금융의 ‘바나나 앨범’, 블록체인이 그리는 언더그라운드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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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블록체인은 기존 금융 시스템의 전면적 대체보다는 정산 속도 향상과 운영 비용 절감 등 하부 인프라의 효율화에 주력하고 있다.
JP모건, 비자, 블랙록 등 주요 금융기관과 각국 중앙은행도 블록체인을 결제 및 정산 시스템에 도입하며 실제 활용 영역을 넓히고 있다.
블록체인은 아직 비주류 기술로 인식되지만, 점차 기존 금융의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 기술적 필연성을 증명해가고 있다.
![[블미뷰] 금융의 ‘바나나 앨범’, 블록체인이 그리는 언더그라운드 혁명 [블미뷰] 금융의 ‘바나나 앨범’, 블록체인이 그리는 언더그라운드 혁명](https://cdn.coinotag.com/news/2026/05/10/7d/7dd49d7dd133d86c645d95dfd32851b05dc2488f7fe2bd2f4e186667998c894a/1200.webp)
벨벳 언더그라운드 데뷔 앨범 커버. 자료=벨벳 언더그라운드 페이스북 갈무리
‘블미뷰’는 현장을 발로 뛰는 기자와 에디터들이 관찰자이자 일원으로서 느끼는 솔직한 시선을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기사에 다 담아내기 어려웠던 산업 내 이면의 이슈와 날것의 고민들까지 가감 없이 공유하고자 합니다. 블록미디어의 기록들이 독자와 업계, 그리고 정책 당국에 혁신을 위한 영감과 변화를 위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편집자주>
[블록미디어 지승환 기자] 누구나 한 번쯤은 봤을 법한 바나나 그림. 팝아트 거장 앤디 워홀이 작업한 이 이미지는 미국 록 밴드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데뷔 앨범 커버다.
이 앨범은 1967년 발매 당시엔 빌보드 하위권에 머문 실패작이었지만, 훗날 펑크·포스트 펑크·인디 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언더그라운드의 뿌리가 됐다. 같은 해 전 세계를 장악한 비틀즈의 ‘페퍼 상사’가 히피 문화의 아이콘이자 오버그라운드의 황제였다면, 벨벳 언더그라운드는 수면 아래에서 음악의 DNA를 바꾸는 방식을 선택했다.
금융에서 블록체인의 위치도 이와 비슷하다. 겉으로는 여전히 비주류이자 투기와 리스크의 상징으로 소비되지만, 금융 인프라의 보이지 않는 층에서는 서서히 내부 구조를 바꾸며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현재 금융권이 블록체인 도입에 신중을 기하는 데는 누적된 사고 사례가 결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은 본질적으로 안정성과 책임, 규제 적합성을 우선한다. 블록체인 산업은 과거 테라·루나 및 FTX 사태와 더불어 최근 드리프트 프로토콜과 켈프다오(KelpDAO)에서 발생한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해킹 등으로 구조적 불안정성을 드러내 왔다. 결제와 정산 등 신뢰가 핵심인 영역에서 반복된 보안 사고는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산업 전반에 대한 신뢰도를 낮춰왔다. 현재 금융권이 보이는 불신은 단순한 보수적 태도를 넘어, 미완성된 시스템에 대한 방어적 경계에 가깝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블록체인은 기존 금융의 전면적 대체가 아닌 하부 인프라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여러 금융기관이 각기 관리하던 장부를 공유 장부로 통합하면, 데이터 대조에 소요되는 시간과 운영 비용을 낮출 수 있다. 현재 금융 현장에서는 블록체인을 자산 이동과 기록 변경을 실시간으로 처리하기 위한 백엔드 기술로 활용하는 추세다.
이 같은 흐름은 주요 글로벌 금융기관의 실험에서 구체화되고 있다. JP모건의 키넥시스는 기관용 실시간 블록체인 결제와 예금토큰 기반 거래를 운영한다. 이를 통해 기존 국제 결제 과정에서 중개 은행을 거치며 발생하던 2~3일의 시차를 줄이고 24시간 거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핵심은 은행이 스스로 블록체인을 결제 인프라의 일부로 흡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자의 스테이블코인 정산 파일럿도 마찬가지다. 비자는 카드 결제 뒤 자금이 이동하는 정산 레이어 일부에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는 방식을 시험하고 있다. 소비자는 기존 카드 결제 경험을 그대로 유지하지만, 은행 영업일 중심이던 정산 구조를 주 7일 체계로 넓히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블랙록의 BUIDL 또한 펀드 자산의 발행·보관·정산 과정을 스마트 컨트랙트 기반의 소프트웨어 구조로 전환해 유통 관리 효율을 높였다.

국내에서도 한국은행의 ‘프로젝트 한강’은 예금토큰을 실제 지급, 바우처, 보조금 환경에 붙여 기존 지급 인프라를 얼마나 더 정교하게 만들 수 있는지 시험하고 있다. 아울러 금융위원회의 토큰증권(STO) 제도화 역시 블록체인 장부를 법적 증권 계좌부의 일부로 인정하고, 장기적으로 온체인 결제와 실시간(T+0) 결제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이는 결제 인프라의 유동성 관리, 리스크 관리 체계 전반의 재설계를 요구하는 변화이기도 하다.
이러한 시도들은 블록체인이 기존 금융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정산 속도를 높이고 자산 발행 및 이전 구조를 자동화하여 금융 인프라의 운영 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블록체인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꿀 필요가 있다. 기존 금융을 대체하느냐만으로 이 기술의 성공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실제로는 송금, 정산, 토큰화, 지급 인프라처럼 비용과 시간이 집중되는 영역에서 먼저 활용되며 제도권 안으로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실험적 시도가 결국 대중음악의 표준 규격으로서 영향을 미쳤듯, 블록체인 역시 금융 시스템의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 기술적 필연성을 조용히 증명해 갈 것이다. 정책 당국이 이 변화를 얼마나 선제적으로 포착하느냐에 따라, 그 비용과 충격의 크기 역시 달라질 것이다.

신문방송학과 경영학을 공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경제·산업부 기자를 꿈꿨습니다. 2025년 블록미디어에 입사해 디지털자산 및 웹3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공신력 높은 보도로 독자 여러분들께 다가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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