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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어제로 “실수 인정”…라자루스 ‘RPC 오염’에 뚫렸다
[멕시코=심영재 특파원] 크로스체인 프로토콜 레이어제로(Layerzero)가 켈프다오(KelpDAO) 해킹 과정에서 북한 연계 해킹조직 라자루스 그룹의 내부 RPC 오염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회사는 “단일 검증 구조를 허용한 것이 중대한 실수였다”며 보안 체계 전면 개편에 나섰다. 라자루스 그룹이 내부 데이터 검증 경로를 오염시키고 동시에 DDoS 공격을 감행했다는 설명이다.
디파이(DeFi) 업계 최대 규모 복구 작업으로 번진 KelpDAO 사태가 단순 브리지 취약점 문제가 아니라 크로스체인 검증 체계 전반의 구조적 위험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현지시각) 비트코인닷컴에 따르면 레이어제로는 이날 공식 업데이트를 통해 공격자들이 자사 탈중앙화 검증 네트워크(DVN)에 사용되는 내부 RPC의 데이터 소스를 오염시켰다고 밝혔다. 공격은 외부 RPC 공급업체를 겨냥한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과 동시에 진행됐다.
이번 공격은 지난달 18일 발생한 KelpDAO 해킹과 연결된다. 당시 공격자들은 담보가 없는 rsETH를 활용해 에이브(Aave) V3 시장에서 약 2억3000만달러 규모 ETH를 대출받았다. 일부 보도에서는 전체 피해 규모를 약 2억9200만달러로 추산했다.
레이어제로는 이번 사건의 핵심 원인으로 ‘단일 실패 지점(single point of failure)’ 구조를 지목했다. 회사는 자사 DVN이 고액 거래에서 단독 검증자로 작동하도록 허용한 점이 문제였다고 인정했다.
비트코인닷컴뉴스에 따르면 레이어제로는 “어떤 애플리케이션을 검증하는지 충분히 통제하지 못했다”며 “1대1 DVN 구조를 더 이상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DVN은 크로스체인 메시지의 유효성을 검증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특정 검증 체계에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공격자가 검증 소스를 조작하면 전체 시스템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레이어제로는 이번 사건 영향이 전체 생태계의 0.14% 애플리케이션과 총예치자산(TVL)의 0.36% 수준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프로토콜 핵심 구조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레이어제로는 내부 운영상 실수도 함께 공개했다. 약 3년6개월 전 멀티시그 서명자 중 한 명이 개인 거래에 하드웨어 월렛을 잘못 사용했다는 것이다. 해당 서명자는 제거됐으며 회사는 ‘원시그(Onesig)’라는 자체 멀티시그 시스템을 새로 구축했다고 밝혔다.
원시그는 사용자 측에서 거래를 로컬로 해싱·머클화해 승인되지 않은 백엔드 거래를 차단하는 구조다. 기존 3/5 멀티시그 체계를 7/10 구조로 확대하기로 했다.
레이어제로는 개발자들에게 기본 설정 대신 개별 보안 설정을 직접 고정(pin)할 것을 권고했다. 체인 재구성이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까지 블록 확인 수를 높이라고 제안했다.
현재 회사는 러스트(Rust) 기반 두 번째 DVN 클라이언트도 개발 중이다. RPC 쿼럼 구조 역시 내부·외부 공급업체를 혼합하는 방식으로 강화된다.
이번 사건 이후 일부 디파이 프로젝트는 레이어제로 대신 체인링크 CCIP를 선택하고 있다. 비트코인닷컴뉴스는 KelpDAO 역시 rsETH 인프라 일부를 체인링크 CCIP로 이전했다고 전했다.
레이어제로는 “지난달 19일 이후에도 네트워크를 통해 90억달러 이상 거래가 안전하게 처리됐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누적 크로스체인 전송 규모는 2600억달러를 넘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북한 외무성은 이번 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해킹 연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북한 측은 미국과 국제사회의 주장을 “정치적 음해이자 허위 정보”라고 주장했다.
비트코인닷컴에 따르면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디파이 보안이 단순 스마트컨트랙트 취약점을 넘어 검증 네트워크, 인프라 공급망, 거버넌스까지 포함하는 복합 리스크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한다.

심영재 기자는 블록미디어의 멕시코 특파원입니다. 기자가 되기 전에는 10년 동안 국세청에서 국세조사관으로 근무했고, 그 후 국회 기재위에서도 일을 했습니다. 언론 경력으로는 한국일보 멕시코, KMNEWS, 시카고한국일보에서 미국과 멕시코를 오가며 취재활동을 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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