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7만6,072달러 보합, ETF 2주 22.6억달러 유출·월가 베테랑 '142일 약세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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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출신 베테랑 투자전략가가 비트코인의 상대적 부진 국면이 종료됐다고 진단했다. 리스크디멘션스(Risk Dimensions) 최고투자책임자(CIO)이자 전 크레디트스위스 글로벌 포트폴리오 책임자인 마크 코너스는 비트코인이 올해 초까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대비 142일간 약세를 기록하며 역사상 가장 긴 부진 구간을 통과했으나, 5월 초 해당 흐름이 종료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끈질긴 인플레이션과 고유가, 장기 고금리 환경이 채권시장에는 부담으로 작용하는 반면 비트코인에는 우호적이라고 평가했다. 코너스는 현재 거시 환경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와 유사하며, 당시 금이 먼저 강세를 보인 뒤 비트코인이 급등했던 패턴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AI와 블록체인의 결합 가속화도 인플레이션을 돌파할 핵심 동력이라고 주장했다.
현물 시장은 좁은 구간에서 혼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5월 24일 오후 2시(KST)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0.07% 상승한 7만5,839달러에 거래됐고, 이더리움은 0.53% 오른 2,075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2조5,378억 달러, 24시간 거래량은 746억 달러로 집계됐다. 비트코인 점유율은 59.87%로 소폭 하락한 반면 이더리움 점유율은 9.86%로 상승해 자금이 일부 메이저 알트코인으로 분산되는 흐름이 관찰됐다. 파생상품 거래량은 6,523억 달러로 1.17% 증가해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부각된다. 반면 디파이 거래량은 17% 이상 위축되며 위험회피 심리가 짙어졌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 시장에서는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2주간 누적 순유출 규모는 약 22억6,000만 달러로, 1월 말 이후 최악의 자금 이탈 구간으로 평가된다. 이번 주에만 12억6,000만 달러가 빠져나갔고, 직전 주에도 약 10억 달러가 유출됐다. 블랙록의 iShares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는 운용자산 1위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순자산이 611억 달러에 그쳐 누적 유입금 648억 달러를 약 37억 달러 밑돌게 됐다. 반면 피델리티의 FBTC는 누적 유입금 대비 32억 달러 여유 구간을 유지하고 있어 발행사별 자금 흐름 비대칭이 두드러진다. 이더리움 ETF 역시 10거래일 연속 순유출이라는 2025년 3월 이후 가장 긴 이탈 구간을 통과 중이다.
비트코인은 토요일 새벽 한때 7만4,305달러까지 밀려 4월 20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24시간 하락폭은 3%를 넘고, 5월 6일 고점인 8만2,500달러 대비로는 약 10% 낮은 수준이다. 미국 국채금리가 12개월 최고치로 치솟고 달러 강세 흐름이 이어지면서 무수익 자산인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채권시장의 압박이 가중되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위험자산 전반의 매도 압력이 커졌다. 거시 환경의 구조적 악화가 단기 베어마켓 우려를 자극하고 있다.

지정학 리스크도 가격 흐름을 짓누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이란 추가 압박 발언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부각되며 원유, 구리, 황 등 원자재로 투기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는 양상이다. 위험회피 자금이 무수익 자산인 비트코인 대신 공급 차질 가능성이 있는 실물 원자재로 이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자금은 스페이스X의 상장 기대 이벤트로도 흘러들고 있으며, 관련 블록체인 기반 사전 파생상품의 거래량이 수백만 달러 규모로 증가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단기적으로는 매크로 헤드라인과 지정학 변수가 가격 변동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기관 수요 측면에서도 경고 신호가 감지된다. 최근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 트레저리 매수 규모가 전월 대비 약 80% 감소하면서, 사실상 ETF가 남은 마지막 기관 수요 통로로 작용해왔다. 이번 주 6거래일 연속 ETF 순유출이 누적 15억5,000만 달러에 달하면서 그 마지막 매수세까지 후퇴하는 모습이다. 현물 호가창의 누적 거래량 또한 눈에 띄게 얇아지고 있다. 주요 거래소 간 매매 강도가 줄어드는 동안 파생시장만 활기를 유지하고 있어, 추세 반전을 위해서는 신규 매수 주체의 재등장이 필수적이라는 평가가 잇따른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약세 신호가 우세하다. 비트코인은 현재 7만6,072달러 부근에서 거래되며 1차 지지선 7만5,375달러를 시험하는 흐름이다. 캔들스틱 기반 RSI는 41.97로 중립~약세 영역에 위치하고 MACD도 약세 신호를 보내고 있어 단기 모멘텀은 제한적이다. 1차 저항선은 7만6,586달러, 2차는 7만8,584달러에 형성돼 돌파 여부가 추세 전환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7만3,929달러 지지선이 무너지면 7만2,660달러까지 추가 하락 가능성이 열린다. 반대로 7만8,584달러를 일중 종가 기준으로 회복하면 약세 시나리오는 무효화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