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비트코인(BTC) 등 암호화폐 금융상품으로 재분류...최고 세율 20%로 인하
일본이 비트코인(BTC) 등 암호화폐를 FIEA상 금융상품으로 재분류해 최고 세율을 일률 20%로 낮추고 국내 암호화폐 ETF 길을 연다. 시행은 2027 회계연도로 예정됐다.
일본이 비트코인(Bitcoin, BTC)을 포함한 암호화폐를 금융상품으로 재분류하고 최고 세율을 일률 20%로 끌어내린다. 관련 개정안은 7월 15일 참의원 통과가 확정됐으며, 디지털 자산을 그동안 규율해 온 결제 중심 체계에서 떼어내 금융상품거래법(FIEA) 안으로 편입한다. 이로써 암호화폐는 주식·채권과 나란히 증권 수준의 감독을 받게 된다. 개인 투자자에게 가장 피부에 와닿는 변화는 세금이다. 종합과세 아래 현재 최고 55%에 이르던 세율은 별도의 20% 분리 신고 과세로 전환되며, 손실은 3년간 이월공제가 허용된다. 시행 시점은 2027 회계연도로 예정돼 있어, 새 과세 방식은 사실상 2028년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이와 맞물려 SBI 글로벌 자산운용은 일본 주식형 펀드를 블록체인 위에서 토큰화해 해외 기관이 24시간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일본 주식을 대상으로 한 구조로는 세계 최초라는 평가를 받는다. 회사는 싱가포르에 사모펀드를 설립하고, 라이선스를 보유한 디지털 증권 거래소 DigiFT를 통해 토큰화된 지분을 발행한다. 여기서 모집된 자금은 다시 국내 마더펀드로 흘러들어가 기초 주식을 매입하는 방식이다. 대상 상품인 SBI 고배당 주식펀드는 소프트뱅크그룹,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 같은 우량주를 담고 있다. 토큰화는 그간 외국인이 일본 주식 투자를 주저하게 만든 시차와 계좌 개설 장벽을 걷어낸다.
일본 3대 은행 그룹인 스미토모미쓰이, 미즈호, 미쓰비시UFJ는 공동 스테이블코인을 검토하기 위한 협의체 구성에 나선 것으로 도쿄에서 열린 업계 콘퍼런스에서 확인됐다. 세 곳 모두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예금을 병행하는 이원 전략을 지지하며, 이용자가 한쪽으로 쏠리기보다 용도에 따라 두 수단을 골라 쓸 것이라고 본다. 코드 기반 페그에 의존하는 알트코인형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은행이 발행하는 토큰은 예금으로 100% 뒷받침된다. 대표적으로 꼽히는 용도는 기업의 현금 관리다. 여러 시간대에 자금이 묶여 있는 다국적 기업이 서로 다른 세 개의 은행 발행 코인을 따로 다루는 대신, 단일 결제망 위에서 24시간 실시간으로 유동성을 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별도의 콘퍼런스 세션에서는 금융 시스템 전반의 담보 효율을 높이기 위한 일본국채(JGB) 토큰화가 조명됐다. 현재 기관이 담보를 교체할 때는 기존 자산을 회수하기 전에 새 자산을 먼저 예치해야 해, 일시적으로 이중 담보를 떠안게 된다. 100억 엔 포지션을 교체하는 데 최대 200억 엔이 필요한 구조다. 두 거래를 온체인에서 동시에 결제하는 인도 대 지급(DvP) 방식이면 이 잉여 담보를 줄일 수 있다. 이는 Aave 같은 디파이 대출 플랫폼을 떠받치는 예치 담보 원리와 동일하다. 미쓰비시UFJ신탁, SMBC닛코, JPX 임원들은 진짜 절감 효과는 운영 비용이 아니라 자산 비용에 있다고 짚으며, 놀고 있던 채권을 고수익 운용으로 돌려 은행 대차대조표 관리를 재편할 수 있다고 봤다.
이번 재분류는 증권 수준의 시장 규율을 암호화폐에 처음으로 도입한다는 의미도 있다. 내부자거래 규제가 적용돼, 발행사와 거래소 내부자가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해 매매하는 행위가 금지되고, 정보 제공이나 거래 권유도 처벌 대상이 된다. 무등록 영업에 대한 처벌은 3년에서 10년으로 강화된다. 발행 주체가 특정되는 토큰을 발행하는 곳은 발행 시점에 공시를 내야 하지만, 다수의 알트코인과 달리 발행자가 없는 비트코인은 이 의무에서 면제된다. 다만 비트코인을 상장하는 국내 거래소는 여전히 공시 의무를 진다. 암호자산 운용업과 투자자문업 역시 모두 FIEA 사업 인가 대상에 포함된다. 앞서 하원 격인 중의원은 6월 11일 관련 법안을 처리해 참의원 최종 표결의 발판을 마련했다.
SBI는 펀드 토큰화에 그치지 않고 여러 갈래로 디지털 자산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룹은 7월 초 미국 기관 전용 암호화폐 거래소 EDX 마켓츠의 7,600만 달러 규모 투자 라운드에 주도 투자자로 참여했다. 2025년 11월에는 DigiFT와 합작사 SBI 온체인을 설립했고, 스타테일 그룹과의 제휴를 통해 토큰화 주식 및 실물자산(RWA)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SBI 글로벌 자산운용은 다음 토큰화 대상으로 머니마켓펀드(MMF)와 엔화 표시 채권형 펀드를 지목했다. 미쓰비시UFJ 계열사 등 경쟁사도 자체 토큰화 상품을 준비하고 있지만, 해외 기관을 겨냥한 명확한 전략에서는 SBI가 아직 경쟁사가 따라오지 못한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움직임들을 한데 놓고 보면, 일본이 전통 금융을 퍼블릭 원장과 허가형 원장 위에 동시에 배선하고 있다는 그림이 그려진다. 세제·증권 제도 개편, 주식과 JGB 토큰화, 은행 컨소시엄 스테이블코인은 모두 개인 투기가 아니라 기관용 온체인 인프라를 겨냥한다. 국회를 통과 중인 재분류 법안이 핵심 촉매이며, 그 밑바탕은 2023년 개정 자금결제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다만 우리 자체 집계 시장 데이터는 신중론에 무게를 싣는다.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69.6%, 공포·탐욕 지수는 25(극단적 공포)를 가리키고,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1조 8,600억 달러 안팎으로 역대 최고가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글로벌 투자 심리가 방어적으로 유지되는 사이, 일본은 인프라를 법제화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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