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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중의 와인이야기] 역시 RM 샴페인은 소문을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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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미디어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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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리 라망디에Waris-Larmandier)의 파티큘 크레율(Particules Crayeuses) 블랑 드 블랑은 바디감과 미네랄감이 탄탄해 가리비찜 같이 기름기가 없는 음식으로는 감당이 되지 않았다. 버터와 생크림으로 조리한 생선 스테이크나 구운 가금류 요리가 어울리는 파워풀한 RM 샴페인이다.(사진=권은중 기자)

와리 라망디에 파티큘 크레율

꼬뜨 드 블랑의 샤르도네로 빚어

미네랄감‧구운 빵 내음 그윽

[블록미디어 권은중 기자] 모엣&샹동(Moët & Chandon), 뵈브 클리코(Veuve Clicquot)는 샴페인의 역사를 써왔다. 모엣&샹동의 돔페리뇽(Dom Pérignon)은 최초로 고급 샴페인을 만든 수사 페리뇽을 기린 샴페인으로 가장 저렴한 게 30만원이 넘는 최고급 샴페인의 대명사다. 뵈브 클리코는 맛도 맛이지만 샴페인의 공정을 근대화시킨 공이 크다. 샴페인에 병입한 효모 찌거기를 모아 이를 냉각수가 담긴 통에서 빼내는 방식인 데고르주망(Dégorgement)을 처음 도입한 와이너리였다. 뵈브 클리코는 19세기 초 업계 최초로 빈티지 샴페인과 로제 샴페인도 선보였다.

이들 샴페인은 브랜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자기 밭에서 나는 포도만으로 샴페인을 만들지 않는다. 워낙 유명하다보니 이 밭 저 밭에서 상급 포도를 사 와서 조합해 맛을 낸다. 거래로 포도를 사 온다고 해 네고시앙 마니퓔랑(Négociant-Manipulant 이하 NM 샴페인)샴페인이라고 한다. 프랑스 샹파뉴에서 생산하는 샴페인의 70% 이상은 네고시앙 생산자가 만드는 NM 샴페인이다. NM 샴페인은 탁월한 제품력으로 전 세계 소비자의 눈길을 잡아왔다.

그런데 나는 올해부터 자기가 키운 포도밭의 포도로 샴페인을 만드는 RM(레콜탕트 마니퓔랑 Récoltant-Manipulant 이하 RM 샴페인) 샴페인을 찾아다니고 있다. 자가 경작 포도로 샴페인을 제조하는 소규모 와이너리의 제품이다. NM보다는 대중성은 약하지만 개성이 강하고 생산자의 양조 철학이 잘 드러난다는 장점이 있다. 마니아용 샴페인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 돔페리뇽, 크룩(Krug), 크리스탈(Cristal) 같은 고가의 샴페인을 아직 마실 만큼 마셔보지는 못했지만 RM 샴페인의 세계가 궁금해 입문했다.

“RM 샴페인을 찾고 있습니다만”

의외로 RM 샴페인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와인숍에 가서 샴페인 병 뒷면에 보면 RM 샴페인지 NM 샴페인지 적혀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맛있는 RM 샴페인을 찾기는 역시 쉽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RM 샴페인의 시장이 크지 않다보니 RM 샴페인을 다양하게 갖춰놓은 숍이 많지 않았다. 또 가격은 비쌌고 퍼포먼스는 떨어졌다. 와인 구매할 때 참고하는 비비노 평점도 낮았다. RM 샴페인이 소규모 생산을 하다보니 리뷰가 많아야 평점이 높은 비비노 알고리즘에서 불이익을 보는 것 같았다.

이럴 때는 입소문이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와인 마니아 선후배나 레스토랑 종사자들에게 좋은 RM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이야기하고 다녔다. 자주 가는 와인숍에도 매번 방문할 때마다 RM 샴페인을 추천해달라고 했다.

그러다 알고 지내는 한 레스토랑 대표가 “그랑 크뤼 RM 샴페인 괜찮은 걸 수입하는데 혹시 구매하겠냐”고 물어왔다. 샤르도네 100%로 만드는 샴페인을 뜻하는 ‘블랑 드 블랑’의 심장으로 불리는 샹파뉴 지역 꼬뜨 드 블랑(Cote des Blancs)의 그랑 크뤼 RM 샴페인이었다. 꼬뜨 드 블랑은 우리 말로 하면 흰 산이란 뜻이다. 이 언덕이 중생대 백악기에 형성된 석회암으로 덮여 있어 이런 이름이 붙었다.

프랑스 샹파뉴 꼬뜨 드 블랑(Cote des Blancs)은 최고 높이 120m인 구릉 지대다. 샤르도네가 유명해 ‘샤르도네 샴페인의 심장’으로 불린다. (사진=알체트론 제공)

꼬뜨 드 블랑은 최고 높이가 120m인 동향 구릉 지대다. 이 구릉을 끼고 4개의 그랑 크뤼 마을이 있는데 생산량의 95%가 샤르도네다. 이 지역 샤르도네는 산도도 강하지만 미네랄감이 좋아서 마셔보면 어떤 샴페인에서도 없는 독특한 복합미를 느낄 수 있다. 쨍한 산도 뒤로 목에 탁 걸리는 듯한 미네랄감이 기분좋게 올라온다.

내가 구매한 RM 샴페인은 와리 라망디에Waris-Larmandier)의 파티큘 크레율(Particules Crayeuses)이었다. 와리 라망디에는 꼬뜨 드 블랑의 아비즈(Avize)라는 마을에 위치해 있다. 5대째 아비즈를 중심으로 포도재배를 해오던 가문에서 1989년에 설립한 신생 샴페인 와이너리다. 2020년 일체의 화학 비료와 농약을 배제하고, 달의 주기에 따라 작물을 재배하는 바이오다이나믹 인증을 받았다. 설립한 지 얼마 안돼 까다로운 바이오다이나믹 인증을 받았다는 건 그만큼 포도 농사의 노하우가 깊다는 의미일 것이다.

파티큘 크레율이란 다소 난해한 이름은 ‘백악기의 석회암 입자’라는 뜻이다. 1억4500만년전 시작된 백악기는 영어로 크리테이셔스 피어리드(Cretaceous Period)라고 한다. ‘cret-‘라는 어근은 그리스어로 분필이라는 뜻의 크레타(creta)에서 파생됐다. 백악(白堊)이라는 한자어는 조개나 산호 등이 쌓여서 만들어진 석회라는 의미다. 백악기에 지구는 따뜻했고 비가 많이 내려 지구 대륙의 대부분이 바다에 잠겨 있었다.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지역 역시 상당 부분이 잠겨 있었고 석회암이 퇴적됐다. 바다에 있던 땅들은 신생대인 6600만년전부터 융기했다.

꼬뜨 드 블랑은 남향이 아니라 햇빛이 많지 않은 동향인데다 구멍이 많은 석회암으로 물빠짐이 좋아 샤르도네를 키우기에 최적인 지역이다(햇빛이 좋았다면 피노 누아를 키웠을 수도 있다). 또 석회질이 많아 이 지역 샤르도네는 다른 지역보다 하얗고 산도가 높은데다 특유의 미네랄감을 가지고 있다. 그냥 단순히 상큼한 다른 지역 샤르도네보다 더 독특한 맛으로 오래전부터 정평이 높았다. 꼬뜨 드 블랑 지역 100%의 샤르도네로 만든 파티큘 크레율의 맛이 너무 궁금해서 한번에 여러 병을 구입해 쟁여놓았다. 지인을 통해 구매해서 와인숍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더 저렴하기도 했다.

탄탄한 바디감에 광어스테이크가 밀려

나의 사랑스러운 분필맛 RM 샴페인 첫병은 한 후배가 바다낚시로 잡아 온 자연산 광어와 갑오징어와 함께 마셨다. 귀한 RM 샴페인을 마시기 최적의 음식이었다. 일단 후배 부부는 와리 라망디에의 파티큘 크레율을 무척 좋아했다. 내가 RM 샴페인에 대해 엄청 광고한 탓도 있겠지만 병 디자인 덕도 컸다. 이 샴페인은 병 외관이 마치 자개를 붙여놓은 것처럼 반짝거린다. 와이너리 대표의 딸이 금속공예를 전공했는데 그가 디자인을 맡았다고 한다. 백악기 바다의 춤추는 조개나 산호들의 껍질을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이다. 이래서 와인은 병 디자인도 매우 중요하다.

첫 음식은 가리비찜이었다. 자개가 병에 붙여놓은 듯한 파티큘 크레율과 잘 어울리는 음식이라고 생각했다. 코르크를 따자마자 중후한 ‘펑’ 소리와 함께 시트러스 향과 빵 껍질 향이 확 올라왔다. 거품도 매우 조밀했다. 무늬만 RM 샴페인이던 몇몇 브랜드의 성긴 기포에 견줘 아주 잘 만들어졌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기대는 더 커졌다.

첫 모금 역시 쨍했다. 청사과 시트러스의 향이 산도와 함께 밀려왔다가 고소한 빵껍질 견과류향으로 입을 채운다. 목 넘길 때는 특유의 미네랄감도 살짝 느껴졌다. 역시 꼬뜨 드 블랑에서 온 샴페인다웠다. 도사주(Dosage: 샴페인에 병입된 효모 찌꺼기를 빼고 당분과 와인을 채우는 과정)는 리터당 2g에 불과했다. 도사주 할 때 당분(주로 사탕수수 원당)을 얼마나 주입하느냐에 따라 샴페인의 복합미가 결정된다. 보통 브뤼는 리터당 12g 이하이다. 이 정도면 엑스트라 브뤼다. 하지만 낮은 당분은 크리미한 질감과 다양한 향에 대한 생산자의 자신감으로 읽혔다.

그런데 끝물 가비리로 만든 찜이 맛나긴 했지만 샴페인과 조화를 이루기에는 기름기가 부족했다. 가리비가 샴페인이 가진 산도와 풍성한 향에 조금씩 밀렸다. 이어서 나온 자연산 광어로 만든 광어전, 광어스테이크와 파티큘 크레율과 조화가 좀더 좋았다. 특히 자연산 광어가 가진 특유의 감칠맛은 파티큘 크레율이 가진 미네랄감과 잘 어울렸다. 그렇지만 내가 광어스테이크를 만들었는데 간이 싱거웠는지 버터를 덜 넣어서였는지 광어조차 샴페인의 단단함에 계속 밀리는 감이 들었다.

사실 좀 당황했다. 이 정도의 기름기있는 해산물 요리라면 보통의 샴페인이면 충분히 매칭이 돼야 했다. 그런데 자꾸 밀리는 감이 드는 건 뭘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내가 뭔가를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머리 속에서 순간 금속성으로 싸해졌다. 후배는 함께 먹는 음식마다 염분과 버터가 부족하다고 까탈을 부리는 나를 위해 비장의 무기로 갑오징어 버터구이를 만들어왔다. 소금과 버터를 조금 과하게 넣어 짭쪼름하게 만들었다. 이날 모임에서 파티큘 크레율과 가장 잘 어울리는 요리였다. 그제서야 한시름을 놓으며 만족했다.

특이한 점은 파티큘 크레율은 거품이 빠진 뒤에도 구조감을 유지하고 있었다. 어떤 블로거는 부르고뉴 화이트인 뫼르소의 특징인 깨맛이 이 샴페인에서도 난다고도 했는데 나는 그런 맛까지 느끼지 못했다. 거품이 빠진 파티큘 크레율에서는 헤이즐넛, 아몬드같은 견과류와 바닐라 같은 향신료향이 났다. 집에 와서 찾아보니 이 샴페인은 부르고뉴 오크통에서 2년 정도를 숙성한 뒤 3년 정도 개별 병입 숙성을 한다. 견과류와 유질감은 이런 오크 숙성 때문이라는 걸 그제서야 알았다.

와리 라망디에(Waris-Larmandier)의 파티큘 크레율(Particules Crayeuses)그랑 퀴리 엑스트라 브뤼의 병 뒷면. 맨아래에서 셋째줄을 보면 RM이라는 표시와 함께 고유번호가 적혀져 있다. (사진=권은중 기자)

섬세함을 최우선으로 하는 블랑 드 블랑이어서 오크 숙성을 하지 않았을 것으로만 그냥 지레짐작한 게 실수였다. 이런 제조 과정을 미리 알았다면 파티큘 크레율을 광어나 갑오징어같은 해산물을 단순히 볶는 것이 아니라 살을 다져서 튀기거나 허브 소스가 아니라 생크림으로 소스를 만들었을 것이다. 또 햄이나 치즈 혹은 닭고기와 같은 가벼운 고기류도 준비했을 것이다. RM 샴페인을 내가 너무 띄엄띄엄 봤구나라는 반성을 하게 됐다.

다행히 나에게는 파티큘 크레율이 아직 여러 병 남아 있다. 다음에는 더 기름지고 더 짭쪼름한 안주와 함께 1억4500만년전인 백악기에 생성된 석회암의 토양의 분필맛을 느껴보고 싶다. 이날은 내가 RM샴페인을 시작한 이래 가장 즐거운 순간이었다. 역시 RM 샴페인은 소문을 내고 봐야 한다.

■와리 라망디에 파티큘 크레율 블랑 드 블랑엑스트라 브뤼

Waris-Larmandier Particules Crayeuses

포도: 샤르도네 100%

알코올 함량: 12.5%

도사쥬: 리터당 2~4g(해마다 달라짐)

*권은중 음식전문기자는 기자로 20여 년 일하다 50세에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의 ‘외국인을 위한 이탈리아 요리학교(ICIF)’에 유학을 다녀왔다. 귀국 후, 경향신문, 연합뉴스, 조선일보 등에 음식과 와인 칼럼을 써왔고, 관련 강연을 해왔다. 『와인은 참치 마요』, 『파스타에서 이탈리아를 맛보다』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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