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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자금줄 계속 열린다지만…”⋯ 전쟁 장기화에 월가 긴장
[멕시코=심영재 특파원] 이란 전쟁 장기화 속에서 월가와 글로벌 사모시장 업계의 중동 자금 의존 구조가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일부 걸프 국부펀드는 기존 투자 약속을 축소하거나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 국부펀드 자금은 여전히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 투자원으로 남아 있지만 이란 전쟁 이후 분위기는 이전과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월가는 여전히 걸프 지역 공략을 멈추지 않고 있다.
8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미국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밀컨연구소 글로벌 콘퍼런스(Milken Institute Global Conference)에서는 “중동 자금이 앞으로도 계속 유입될 것인가”가 핵심 화두 가운데 하나였다.
특히 아부다비 국부펀드 무바달라(Mubadala Investment Co.) 관계자들에게는 관련 질문이 집중됐다. 카밀라 랑기유 무바달라 사모펀드 부문 책임자는 “전략은 변하지 않는다”며 “세상이 변해도 기존 방향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다만 행사장 안팎 분위기는 단순 낙관론과는 거리가 있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일부 글로벌 사모펀드와 사모대출(private credit) 운용사들은 중동 국부펀드로부터 기존 예상보다 적은 자금을 받거나 투자 자체가 중단됐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가 전쟁 발발 이후 연락을 끊은 뒤 수억달러 규모 투자 약속을 축소했다고 전했다. 다른 금융업계 관계자들도 거래 협상이 전쟁 이후 사실상 보류 상태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특히 UAE는 이란 공격의 직접 영향권에 놓이면서 일부 글로벌 금융사 임원들이 임시 이전에 나서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투자 의사결정이 지연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미 진행 중인 상당수 거래는 예정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일부 자산운용사는 카타르가 이란 공격을 받는 와중에도 현지 국부펀드로부터 자금을 수령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단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걸프 지역의 전략적 중요성은 여전히 크다고 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베인캐피털(Bain Capital), 캐피털그룹(Capital Group) 등 글로벌 금융사들은 여전히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현지 사무소 확장과 신규 투자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파트너스캐피털(Partners Capital)도 UAE 사무소 개설을 추진 중이다.
왈리드 알 무하이리 무바달라 부대표는 “우리는 수십 년 동안 안정성을 보여온 국가와 기관”이라며 “몇 주간의 혼란과 변동성이 우리를 규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걸프 국가들이 향후 인프라와 방위산업 투자 확대에 나설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이란 리스크가 커질수록 중동 지역 국방·물류 투자 수요 역시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부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신규 자금 모집 환경이 이전보다 까다로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존 관계가 깊은 대형 운용사들이 우선순위를 차지하면서 신생·중소형 운용사들의 자금 조달 부담은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론 오핸리 스테이트스트리트(State Street) 최고경영자(CEO)는 “걸프 국가와 국부펀드가 운용하는 약 3조2000억달러 자금 흐름에 큰 재편이 나타날 것”이라며 “전체적으로는 해외 투자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심영재 기자는 블록미디어의 멕시코 특파원입니다. 기자가 되기 전에는 10년 동안 국세청에서 국세조사관으로 근무했고, 그 후 국회 기재위에서도 일을 했습니다. 언론 경력으로는 한국일보 멕시코, KMNEWS, 시카고한국일보에서 미국과 멕시코를 오가며 취재활동을 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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