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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부 “금투세 폐지와 디지털자산 과세는 별개”…학계·업계선 형평성 우려 제기
7일 국민의힘 주최 디지털자산 과세, 긴급 점검 토론회
학계 “금투세는 폐지했는데 디지털자산만 과세…형평성 문제”
재경부 “디지털자산 과세, 투자자 보호·조세 형평 고려해야”
[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재정경제부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와 관계없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과세를 예정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반면 학계와 업계에서는 현행 과세 체계가 손실 공제와 과세 인프라 측면에서 한계를 안고 있다며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문경호 재정경제부 소득세제과 과장은 7일 국회에서 열린 ‘가상자산 과세 긴급 점검 토론회’에서 금투세 폐지가 디지털자산 과세 유예나 폐지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디지털자산 과세는 이미 2020년 국회를 통과한 사안으로 금투세가 전제 조건이라는 논리는 적절하지 않다”며 “디지털자산 과세 체계가 먼저 마련됐고 이후 금투세가 논의된 만큼, 금투세 폐지를 이유로 디지털자산 과세까지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금투세 폐지 이후 디지털자산 과세 역시 재검토해야 한다는 시장 일각의 주장에 대해 정부가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문 과장은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원칙은 디지털자산에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며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이미 과세되고 있는데 디지털자산 소득만 비과세 상태로 두는 것은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인은 디지털자산 투자 수익에 대해 이미 법인세를 부담하고 있지만 개인은 과세되지 않아 개인과 법인 간 불균형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또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투자자 보호 장치와 예치금 보호 제도가 마련된 만큼, 과세 역시 제도권 편입 과정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일본·영국 등 주요국도 이미 디지털자산 과세를 시행하고 있다”며 “우리 역시 국내 과세 체계에 맞춰 제도를 정비해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반면 학계에서는 현행 디지털자산 과세 체계가 조세 형평성과 정책 실효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며, 금융투자소득세 수준의 손실 이월공제 도입과 과세 인프라 정비 등 제도 전반에 대한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오문성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디지털자산 과세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현재 방식은 이론적·헌법적·집행적 결함을 동시에 안고 있다”며 “과세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과세의 정합성”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특히 금투세 폐지 이후에도 디지털자산에 대해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22% 기타소득세 과세를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 논란을 낳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식 투자자와 디지털자산 투자자는 모두 자본이득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경제적 실질이 유사하다”며 “합리적 이유 없이 서로 다른 과세 체계를 적용하는 것은 헌법상 평등 원칙 측면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행 과세 방식이 디지털자산 투자자 간 형평성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성철 법무법인 SL 파트너스 회계사는 “중앙화 거래소 이용자와 탈중앙화 거래소·개인 간 거래(P2P) 이용자 사이에서 과세 적용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며 제도 보완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같은 규모의 수익을 얻더라도 거래 경로에 따라 과세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며 “중앙화 거래소 이용자는 과세 대상이 되지만 탈중앙화 거래소 이용자는 포착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추적이 어려운 시장으로 투자자들이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며 제도적 보완 필요성을 강조했다.
과세 인프라 부족 문제도 주요 쟁점으로 제기됐다. 오 회장은 “국세청과 과세당국이 스테이킹, 에어드롭, 탈중앙화금융(디파이·DeFi) 수익 등을 어떤 시점에 어떤 소득으로 과세할지 아직 명확하게 정리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역시 “금투세가 폐지됐는데 디지털자산에 다시 과세하는 것이 맞느냐는 형평성 문제가 있다”며 “5대 주요 거래소 거래 내역은 파악 가능하지만 해외 거래소나 개인 간 거래는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중소 거래소로 거래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문 과장은 “현재 국세청은 5대 디지털자산 거래소와 6차례 간담회를 열어 실무 사항을 조율 중”이라며 “특히 스테이킹과 에어드롭에 대한 과세 기준 고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간 정보교환 체계를 활용해 과세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조세 실효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