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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합의 기대에 달러·금리 뚝…유가 폭락 속 금값은 3% 급등
[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종식 협상 기대감이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위험선호 심리를 자극하면서 달러와 국채금리는 하락한 반면 금 가격은 급등했다.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가 시장 전반에 반영되며 외환·채권·원자재 시장이 동시에 큰 변동성을 나타냈다.
6일(현지시각)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달러인덱스(DXY)는 전장 대비 0.479포인트(0.49%) 하락한 97.730을 기록했다. 장중에는 97.623까지 밀리며 지난 2월 말 미국의 이란 공습 이전 수준까지 되돌아갔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350%로 전일 대비 0.076%포인트(1.72%) 하락했다. 장중에는 4.334%까지 떨어지며 지난달 27일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4690.69달러로 135.08달러(2.97%) 급등하며 사상 최고권 흐름을 이어갔다.
미국·이란 협상 기대에 달러 약세

외환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 긴장 완화 가능성이 가장 큰 재료로 작용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파키스탄 중재 소식통은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단일 양해각서(MOU) 체결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됐고 안전자산 성격이 강했던 달러에는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다.
마이클 브라운 페퍼스톤 수석 리서치 전략가는 “시장 참가자들이 미국·이란 합의 가능성에 빠르게 반응하면서 달러가 압박받고 있다”며 “현재 시장은 좋은 뉴스가 나오면 우선 위험자산을 매수하고 세부 내용은 나중에 확인하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유로화는 달러 대비 0.5% 상승한 1.17535달러를 기록했고 영국 파운드화도 0.4% 오른 1.35955달러에 거래됐다. 호주달러 역시 호주중앙은행(RBA)의 추가 금리인상 영향까지 겹치며 0.72405달러까지 상승해 4년 만의 최고치를 나타냈다.
엔화 급등에 개입 경계감 확대
엔화 강세도 외환시장의 주요 변수였다. 달러·엔 환율은 장중 155엔선까지 하락하며 지난 2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달러당 156.385엔 수준에서 거래되며 하루 기준 약 1%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강하게 의식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가타야마 사츠키 일본 재무상은 “투기적 환율 움직임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는 시장 참가자들이 이번 엔화 급등 과정에서 일본 재무성이 사실상 개입에 나섰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운 전략가 역시 “명확한 재료 없이 이런 급격한 움직임이 나오기는 어렵다”며 “보이지 않는 손(silent hand)이 개입했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국채금리 하락…유가 급락에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

채권시장에서는 국제유가 급락이 금리 하락을 이끌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7% 넘게 급락하며 배럴당 94.62달러까지 밀렸고 브렌트유 역시 100달러 초반까지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가 에너지 가격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확산됐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국채 매수세를 자극했다.
토머스 우라노 세이지어드바이저리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은 중동 갈등이 완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양측 모두 긴장을 다시 확대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안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4bp 하락한 4.942%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도 6.8bp 하락한 3.8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17일 이후 최대 일간 하락폭이다.
다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는 제한적인 분위기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여전히 높아 금리를 당분간 현 수준에서 유지해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ADP 전미 고용보고서에서 4월 민간고용 증가폭이 예상치를 웃돈 점도 연준의 긴축 기조 유지 전망에 힘을 실었다. 시장은 이번 주 후반 발표될 미국 비농업 고용지표를 주목하고 있다.
금값 3% 급등…인플레이션 부담 완화 반영

금 시장에서는 국제유가 급락과 실질금리 하락이 동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금 가격은 이날 3% 가까이 급등하며 온스당 4700달러선에 근접했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는 “중동 긴장 완화 조짐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완화시키면서 금 가격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중동 전쟁 이후 급등했던 에너지 가격이 중앙은행들의 긴축 장기화 우려를 자극했지만 이번 협상 기대감으로 상황이 반전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미국과 이란 간 협상안에는 이란 핵농축 중단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강화 그리고 미국의 단계적 제재 완화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전날 추가 군사 행동 계획을 보류했다고 밝히며 시장 긴장 완화에 힘을 실었다.
시장은 미 고용지표·연준 방향성 주목
전문가들은 향후 시장 방향성이 미국 고용지표와 연준 정책 전망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엘리아스 하다드 브라운브러더스해리먼(BBH) 글로벌 외환전략 책임자는 “최근 미국 경제지표를 고려하면 달러 추가 하락 여지는 제한적”이라며 “연준 금리인상 가능성도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 실제 합의 성사 여부와 함께 오는 비농업 고용보고서 결과가 향후 달러와 금리 흐름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