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a 토큰포스트 (Tokenpost) · 토큰포스트 편집부 작성
파인AI, 고객센터 통화·환불 협상까지 맡는 ‘실행형 AI’ 출시 - TokenPost

소비자 대상 인공지능 스타트업 파인AI(PineAI)가 고객센터 통화, 구독 해지, 환불 요청, 요금 협상 같은 ‘디지털 잡무’를 대신 처리하는 에이전트형 AI 서비스를 내놨다. 단순히 정보를 알려주는 수준을 넘어 실제 전화와 이메일, 웹사이트 작업까지 수행하는 점이 핵심이다.
파인AI는 19파인(19Pine Pte. Ltd.)의 사업명으로, 최근 ‘파인 보이스’와 ‘파인 어시스턴트’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사용자를 대신해 통신사, 항공사, 보험사, 은행, 구독형 서비스 업체 등과 상호작용하며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고객 지원 업무를 자동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스탠리 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이를 ‘일상적인 디지털 허드렛일’을 처리하는 범용 AI 비서라고 설명했다. 웨이는 “챗GPT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걸고 팩스를 보내는 등 일을 끝내기 위한 행동까지 한다”고 말했다.
파인AI에 따르면 이용자는 평균 270분의 시간을 아끼고, 할인 협상이나 환불, 청구 조정 등을 통해 평균 400달러, 원화 약 57만9400원을 절감했다. 사례로는 자동차 보험료에서 1900달러, 약 275만2150원을 아낀 경우와 광인터넷 요금에서 1800달러, 약 260만7300원을 줄인 사례가 제시됐다.
이 서비스는 고객 응대 과정이 길고 변수도 많은 분야를 주요 사용처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통신 요금 인하 요청이나 항공사 분쟁 처리, 보험 청구 이의 제기처럼 여러 차례 확인과 후속 대응이 필요한 업무가 대표적이다. 파인AI는 이런 작업에서 AI가 통화 내용을 분석하고, 후속 이메일을 보내고, 필요하면 웹사이트에 로그인해 여러 단계를 이어서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적으로는 자체 음성 모델과 오케스트레이션 프레임워크를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대화형 AI가 주로 음성을 문자로 바꾼 뒤 처리하는 방식에 의존했다면, 파인AI는 장시간 이어지는 복합 작업을 관리하기 위해 별도 구조를 설계했다고 밝혔다. 각 단계가 이전 단계의 성공 여부에 의존하는 만큼, 단순 응답형 AI보다 더 높은 복원력과 흐름 관리 능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오픈AI·앤트로픽·구글 모델 함께 활용…예상 밖 응답에도 대응
파인AI 플랫폼은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등 복수의 AI 모델을 작업 상황과 가용성에 맞춰 사용한다. 자체 모델은 주로 음성 상호작용과 작업 조율을 담당한다. 이는 고객센터 응대처럼 상대방 반응이 예측 불가능하고 대화 흐름이 자주 바뀌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구조다.
웨이는 파인AI 에이전트가 작업 실패 시 재시도하고, 전략을 조정하며, 과거 성공 사례를 저장한 지식 기반을 활용하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그는 시스템이 스스로 조사하고 이전 경험도 참고하는 방식으로 ‘탄력적’으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서비스는 법적·윤리적 쟁점도 안고 있다. 파인AI는 전화 통화 시 에이전트가 사용자 대신 행동하는 가상 비서임을 상대방에게 밝힌다고 전했다. 민감한 개인정보는 암호화되며, 회사가 ‘신뢰 실행 환경’이라고 부르는 보안 영역에서 처리된다고 덧붙였다.
남용 방지 장치도 마련했다. 웨이는 한 사용자가 여러 로펌에 반복적으로 연락해 법률 대리를 구하도록 시스템을 설정한 사례가 있었고, 이를 계기로 반복적 자동 연락에 ‘소프트 제한’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AI 자동화가 편의를 높이는 동시에 과도한 접촉이나 괴롭힘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조치로 읽힌다.
2,500만달러 투자 유치…기업용 확장 가능성도 부상
2024년 중반 설립된 파인AI는 최근 2500만달러, 원화 약 362억1250만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회사는 이 자금을 엔지니어링과 마케팅, 영업 조직 확대에 주로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 서비스는 영어와 일본어를 지원하며, 제한적 무료 요금제와 월 30달러, 원화 약 4만3455원부터 시작하는 유료 플랜으로 운영된다.
지금까지는 일반 소비자용 서비스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기업 수요도 나타나고 있다. 웨이에 따르면 가장 활발한 사용자 중 일부는 스타트업 최고경영자들로, 이들은 이메일 관리, 업무 우선순위 조정, 협력업체 청구서 협상 등에 이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파인AI는 사내용 커뮤니케이션과 업무 플랫폼에 연동되는 초기 기업용 상품도 개발한 상태다. 회사 내부에서도 청구서 모니터링, 납품 일정 확인, 공급업체 및 클라우드 벤더와의 보상 협상 등에 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웨이는 현재 자사 운영 역시 사실상 이 플랫폼의 내부 버전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출시는 생성형 AI 시장이 ‘답변하는 AI’에서 ‘실행하는 AI’로 이동하고 있다는 흐름을 보여준다. 파인AI가 겨냥한 고객 지원 자동화는 생산성 향상 효과가 분명하지만, 동시에 신원 고지, 개인정보 보호, 자동 연락의 한계 설정이 서비스 확산의 중요한 조건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에이전트형 AI 경쟁은 성능뿐 아니라 ‘신뢰’와 ‘통제 가능성’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