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7만7651달러, 미 ARMA 비축법안·ETF 17억달러 유출·83K 저항선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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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소속 닉 베기치 하원의원이 연방정부가 보유한 디지털 자산을 국가 준비자산으로 통합 관리하는 법안을 21일(현지시각) 발의했다. '미국 준비자산 현대화법(ARMA)'으로 명명된 이 법안은 정부 기관별로 분산돼 있던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보유자산을 단일 관리 체계 아래 통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베기치 의원은 "국가 준비자산 대차대조표는 통화 신뢰를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라며 "어떤 자산이 지속 가능한 가치 저장 수단인지에 대한 시장 인식은 시간이 흐르며 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법안은 향후 행정부 교체나 의회 변동에 따른 임의 매각을 차단해 디지털 자산을 미래 세대 전략 자산으로 보호하는 데 초점을 둔다. 미국 정치권의 디지털 자산 제도화 흐름이 본격화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번 법안은 공화당 내부에서 확산되는 디지털 자산 친화적 정책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다. 앞서 마이크 룰리 하원의원은 "정부는 무제한으로 화폐를 발행할 수 있지만 비트코인은 2,100만 개로 공급량이 영구적으로 제한돼 있다"며 자산의 희소성을 부각한 바 있다. 유통량이 코드로 고정돼 있다는 점이 인플레이션 헤지 논리의 근거로 거듭 인용되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ARMA 법안을 단순한 자산 관리 차원을 넘어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공식 전략 비축 후보로 인정하려는 단계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친(親)가상자산 정책이 강화될 경우 기관 자금의 제도권 편입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동시에 규제 당국과의 마찰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다.

반면 단기 자금 흐름은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는 지난 19일까지 5거래일 동안 약 17억 달러(약 2조 3,000억 원)가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2024년 초 현물 ETF 출시 이후 아홉 번째로 큰 주간 유출 규모다. 이번 자금 이탈은 비트코인 가격이 8만 3,000달러 부근까지 반등한 시점과 정확히 겹쳤다. 해당 가격대는 주요 ETF 투자자들의 평균 매입 단가와 유사한 수준으로, 시장 참여자 다수가 손익분기점 근처에서 본전 회수 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제도권 편입의 상징인 ETF가 동시에 가장 손쉬운 차익 실현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다시 부각된다.
8만 3,000달러는 단순 평균 매입 단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비트코인의 200일 이동평균선이 비슷한 구간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리서치 K33의 분석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이 ETF 투자자 평균 단가에 근접할 경우 하루 기준 대규모 자금 유출 확률이 10%를 웃돌았던 반면, 평균 단가를 충분히 상회할 때는 약 3% 수준으로 떨어졌다. 베틀 룬데 K33 리서치 총괄은 "원가 구간이 지지선이 아니라 강한 매도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200일선은 장기 추세 판단의 핵심 기술적 지표로, 과거 베어마켓 국면에서도 비트코인이 해당 구간 돌파에 번번이 실패한 이력이 있다. 평균 원가와 기술적 저항선이 겹치며 반등 탄력이 제한되고 있다.
주체별 매매 흐름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확인됐다. K33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관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ETF 노출 규모를 2만 6,733 BTC 줄인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1만 9,395 BTC를 추가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도세는 밀레니엄, 제인스트리트 등 대형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집중됐다. 지난해 사상 최고가 경신 국면을 견인했던 월가 자금 유입세가 올해 들어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비트코인은 7만 7,000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올해 1월 기록한 역대 최고가 12만 6,000달러 대비 약 40% 낮은 수준이다. 매수 기반과 매도 압력이 공존하면서 추세가 한 방향으로 강하게 형성되기 어려운 국면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시장 심리 위축은 거물급 투자자들의 행보에서도 드러난다. 마크 큐반은 최근 인터뷰에서 보유 중이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매각했다고 밝히며, "달러가 약세를 보일 때마다 비트코인이 상승했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이란 갈등 국면에서 금이 온스당 5,500달러를 돌파한 반면 비트코인은 하락한 점을 헤지 자산으로서의 실망 사유로 꼽았다. 다만 온체인 지표는 상반된 신호를 보낸다. 1년 이상 보유 장기 투자자의 비중이 전체 공급량의 71.6%까지 확대됐고, 주봉 RSI가 50선을 재돌파하며 과거 불마켓 사이클 진입 직전 패턴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매크로 비관론과 온체인 누적이 동시에 진행되는 양극화 국면이다.
현재 비트코인은 7만 7,651달러에서 거래되며 24시간 기준 0.28% 상승했고 시가총액은 1조 5,565억 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1차 지지선은 7만 7,572달러, 2차는 7만 6,121달러이며 핵심 저항은 7만 8,428달러와 8만 425달러, 8만 2,792달러에 분포돼 있다. RSI 48.19로 중립권 하단에 머물고 MACD는 약세 신호를 유지하며 추세는 횡보 국면이다. 8만 425달러 돌파 시 강세 시나리오가 활성화될 수 있으나, 7만 6,121달러 이탈은 7만 4,281달러까지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둔다. 200일선이 위치한 8만 3,000달러대 회복 실패는 장기 추세 전환 시도의 핵심 무효화 조건으로 작용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