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 3억 2671만달러 청산·BTC 7만1000달러 붕괴…중동발 유가 급등에 침체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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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뉴스
지난 24시간 사이 글로벌 비트코인(BTC)을 포함한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에서 약 3억 2671만 달러(약 4,770억 원)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다. 청산 물량의 87.5%인 2억 8587만 달러가 롱 포지션에 집중돼 가격 상승에 베팅했던 트레이더들의 손실이 컸음을 보여준다. 거래소별로는 바이낸스가 4,151만 달러로 전체의 42.8%를 차지했고 하이퍼리퀴드(1,853만 달러), 바이빗(1,117만 달러)이 뒤를 이었다. 코인별로는 비트코인 포지션이 2억 7691만 달러, 이더리움(ETH)이 1억 855만 달러 청산됐으며 HYPE와 DOGE에서도 각각 2,300만 달러 안팎의 강제 청산이 발생했다.

변동성 확대 속에 비트코인 가격은 7만 1,000달러 선마저 무너졌다. OKX 시세 기준 BTC는 7만 999달러까지 밀리며 24시간 동안 3.71% 하락했고, 같은 시간 거래소 간 대규모 자금 이동도 잇따랐다. 미확인 지갑에서 비트파이넥스로 1억 2,070만 USDT가 이체되고 비트파이넥스에서 테더 트레저리로 1억 2,000만 USDT가 솔라나 네트워크를 통해 이동하는 등 스테이블코인 유동성 재편이 활발했다. 크라켄에서 미확인 지갑으로 1,158 BTC(약 8,293만 달러)가 빠져나가고 비트파이넥스에서 크라켄으로 1,000 BTC가 들어오는 등 거래소 간 수급 변화도 시장 단기 방향성의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제도권 입법 흐름은 시장 심리의 또 다른 축이다.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는 미국 의회의 비트코인·암호화폐 규제 명확성 법안 처리가 임박했다며 이를 "수십 년 만의 가장 큰 금융 법안"으로 평가했다. 그는 모든 대형 은행이 암호화폐 시장 진입을 모색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한편 비트코인 재무기업 스트라이브는 추가 BTC 매입 재원 확보를 위해 ASST·SATA의 ATM 프로그램 한도를 각각 21억 달러씩, 총 42억 달러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 1만 6,500 BTC(약 12억 7,000만 달러)를 보유한 스트라이브는 SATA 우선주 발행으로 약 1억 9,400만 달러를 이미 조달했다.
일본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집권 자민당 블록체인 진흥 의원연맹은 가타야마 사츠키 재무장관에게 가상자산 과세 완화, 엔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디지털자산 ETF, CBDC 도입을 망라하는 권고안을 전달했다. 개인 투자자의 가상자산 파생상품 레버리지 한도를 2배로 확대하고 디지털자산 연계 ETF를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가타야마 장관은 "글로벌 흐름에 뒤처지지 않도록 나아가야 한다"며 미국의 입법 진전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약 3,20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엔화 연동 토큰의 시가총액이 달러 페그 코인의 0.01%에도 못 미치는 현 구도를 흔들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지정학적 변수는 위험자산 전반을 흔들었다. 이란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에 반발해 미국과의 종전안 협의 중단을 시사하면서 8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배럴당 94.98달러로 4.2%, 7월 인도분 WTI는 92.16달러로 5.5% 급등했다. 장중 브렌트유는 한때 97.79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란 측은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 같은 핵심 수송 길목에서 새로운 전선 활성화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교전 중단을 중재했다고 밝히면서 외교적 진정 시나리오가 부각돼 상승 폭 일부는 반납됐다. 원유 시장은 실제 충돌 못지않게 운송 차질 가능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경제 전반의 침체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일주일 안에 타결되지 않으면 미국 경제가 침체 임계점에 진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휘발유 평균 가격이 갤런당 5달러를 넘거나 국제유가가 배럴당 125달러를 돌파할 경우 소비 위축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32달러이며 전략비축유(SPR)는 약 3억 6,500만 배럴로 2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정부의 가격 안정 여력이 제한된 가운데 호르무즈 봉쇄가 6월 말까지 이어지면 글로벌 원유 재고가 운영 가능한 최저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번 주 시장을 관통하는 흐름은 명확하다. 거시 측면에서 중동발 에너지·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위험자산 디레버리징을 촉발한 가운데, 제도권에서는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 규제 명확성·세제 개편이 중장기 자금의 진입 통로를 넓히고 있다. 한쪽에서는 강제 청산과 ETF 자금 유출이 단기 매도 압력을 키우고, 다른 한쪽에서는 스트라이브와 같은 재무 전략 기업들이 하락을 매입 기회로 활용한다. 단기 변동성은 지정학과 협상 결과에 좌우되겠지만, 토큰화 자산과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둘러싼 구조적 자본 재편은 이번 사이클의 중심 서사로 자리 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