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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비트코인 10만달러”⋯시장은 못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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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비트코인(BTC)이 최근 6만달러 아래로 급락했음에도 주요 월가 기관들은 연말 10만달러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예측시장과 파생상품 시장은 여전히 추가 하락 가능성에 더 높은 확률을 부여하며 월가와 시장 사이의 시각차가 커지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 “10만달러 여전히 가능”
9일(현지시각) 크립토슬레이트에 따르면, 제프리 켄드릭 스탠다드차타드 디지털자산(가상자산) 리서치 책임자인는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연말까지 10만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비트코인은 지난주 2024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6만달러 아래로 하락했다. 현재 가격은 약 6만3400달러 수준이다.
현재 가격 기준으로 연말 10만달러에 도달하려면 약 57.8% 상승해야 한다. 이를 일평균 수익률로 환산하면 약 0.22%, 월간 기준으로는 약 7% 상승이 필요하다.
켄드릭은 최근 하락세를 “고통스러운 조정”이라고 표현하면서도 매도 압력 대부분이 이미 시장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향후 투자자들이 현재 가격대를 매수 기회로 회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급락 원인은 ETF 유출·강제청산
최근 비트코인 급락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출과 강제청산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크립토슬레이트는 미국 상장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 13거래일 연속 자금 유출이 발생하며 약 44억달러가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여기에 스트래티지가 2022년 이후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일부 매도한 사실이 알려지며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비록 매도 규모는 32BTC에 불과했지만 시장은 이를 상징적 신호로 받아들였고 매도세가 확대됐다.
같은 기간 약 18억달러 규모의 강제청산도 발생했다. 그 결과 크립토 공포·탐욕 지수는 12까지 하락했다.
다만 스탠다드차타드는 스트래티지가 이후 다시 비트코인을 매입했다는 점을 근거로 매수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10만달러 가려면 네 가지 조건
스탠다드차타드는 연말 10만달러 달성을 위해 네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첫째는 ETF 자금 유출 중단이다. 최근 13거래일 연속 유출세가 끝나고 6월 들어 소폭 순유입으로 전환된 점은 긍정적 신호로 평가된다.
둘째는 스트래티지가 지속적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셋째는 미국 디지털자산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법(CLARITY Act)의 진전이다. 기관투자자들은 규제 명확성을 투자 결정의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넷째는 비트코인이 주요 기술적 저항선을 회복하는 것이다. 현재 30일 이동평균선은 약 7만5685달러, 200일 이동평균선은 약 7만8840달러에 위치해 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비트코인이 7만5000~7만9000달러 구간을 회복해야 본격적인 상승 추세 복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월가는 강세, 시장은 의심
기관들의 목표가는 여전히 높다.
번스타인은 지난 3월 연말 목표가로 15만달러를 제시했다. 시티그룹은 기본 시나리오에서 10만달러 이상, 강세 시나리오에서는 16만6000달러까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JP모건의 장기 적정가치 모델은 17만달러 수준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예측시장의 판단은 다르다.
칼시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내년 1월 이전 10만달러를 돌파할 확률이 21%로 평가되고 있다. 반면 올해 안에 5만5000달러 아래로 하락할 확률은 66%, 5만달러 아래로 떨어질 확률은 50~52% 수준으로 집계됐다.
크립토슬레이트는 현재 시장이 AI 관련 주식, 반도체 ETF, 대형 IPO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으며 비트코인으로 자금이 다시 유입될 명확한 촉매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연말 10만달러 전망은 ETF 자금 유입 회복, 스트래티지의 매수 지속, 규제 진전, 거시경제 안정이라는 네 가지 변수가 동시에 충족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심영재 기자는 블록미디어의 멕시코 특파원입니다. 기자가 되기 전에는 10년 동안 국세청에서 국세조사관으로 근무했고, 그 후 국회 기재위에서도 일을 했습니다. 언론 경력으로는 한국일보 멕시코, KMNEWS, 시카고한국일보에서 미국과 멕시코를 오가며 취재활동을 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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